별꽃을 보면 별꽃



  별꽃을 처음 보던 날을 늘 떠올린다. 별꽃을 처음 보고서 ‘아, 이 아이는 별꽃이로구나.’ 하고 떠올랐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어도 이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하늘에는 반짝이는 밤별이 있으면, 땅에는 아기자기하게 눈부신 작은 꽃별이 있다. 하늘에 뜬 밤별은 지구와 사뭇 멀리 떨어졌기에 아주 작게 보이지만 무척 큰 숨결이요, 땅에서 돋는 꽃별은 사람 몸크기에 대면 더없이 작아 보이지만 사람 목숨과 똑같이 소담스러운 숨결이다.


  우리 집 큰아이한테 별꽃을 처음 이야기하던 날도 늘 떠올린다. 큰아이는 “별처럼 생겨서 별꽃이야?” 하고 물었다. 누구라도 별꽃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들꽃이요 골목꽃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이 별꽃은 스스로 씨앗을 잘 퍼뜨려서 해마다 신나게 누릴 수 있는 멋진 봄나물이 되기도 한다. 꽃이 안 필 적에도 보드라운 나물이고, 꽃이 필 적에도 보드라운 나물이다. 꽃이 필 적에도 꽃까지 사랑스레 즐기는 나물 가운데 하나이다. 4348.4.6.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