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꽃봉오리 터지려 하는



  모과꽃봉오리가 터지려 한다. 매화꽃이 모두 진 이즈음, 모과꽃은 날마다 기운을 내어 봉오리마다 차츰 벌어진다.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가 하고 노래하면서 바라본다. 먼저 나뭇잎이 나오고, 나뭇잎이 햇볕과 바람과 빗물을 듬뿍 받아들인 뒤, 이 기운으로 꽃봉오리가 조금씩 굵어진다. 처음에는 붉은 기운이 하나도 없지만, 이내 붉은 기운이 감돌고, 붉은 봉오리는 차츰 부풀어오르니, 하루가 가면 이틀이 가면 사흘이 가면 바야흐로 한꺼번에 활짝 터지리라.


  모과나무를 쓰다듬는다. 애쓰는구나. 더 힘을 내렴. 네 꽃으로 우리 집과 마을을 곱게 밝혀 주렴. 봄이 한껏 무르익는다고 알려주렴. 멧새를 불러 네 나뭇가지에 앉혀 이 꽃을 노래하라고 이르렴. 4348.4.5.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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