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73) 그리고 5
버찌와 수박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케이크에 터널을 뚫어 안쪽에서부터 먹었습니다 … 겨울잠쥐는 제일 큰 화분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나서
《후쿠자와 유미코/엄기원 옮김-숲 속의 단짝 친구》(한림출판사,2004) 13, 15쪽
그리고 나서
→ 그리고
→ 그러고 나서
→ 그리하고 나서
→ 그렇게 하고 나서
…
“그리고 나서” 꼴로 잘못 쓰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그리고’라는 이음씨 뒤에는 ‘나서’를 붙일 수 없으나, 이렇게 잘못 쓰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서”나 “그러나 나서”처럼 쓸 수 없는 줄 안다면, “그리고 나서”처럼 쓸 수 없는 줄 알 테지요. 이 보기글에서는 ‘나서’를 덜고 ‘그리고’만 적으면 됩니다.
그리고, 이 글월을 다르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러고 나서”인가 하면, ‘그러고’는 ‘그리하고’를 줄인 낱말입니다. ‘이리하다’를 줄이면 ‘이러다’이고, ‘저리하다’를 줄이면 ‘저러다’예요. 그러니, “그러고 나서·이러고 나서·저러고 나서”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다만, “그림을 그리다”를 말하려 한다면, “그림을 그리고 나서”처럼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자리가 아니라면 ‘그리고’나 ‘그러다’를 알맞게 살펴서 써야 합니다. 4348.4.5.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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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와 수박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케이크에 구멍을 뚫어 안쪽부터 먹었습니다 … 겨울잠쥐는 가장 큰 꽃그릇을 골랐습니다. 그러고 나서
‘터널(tunnel)’은 ‘구멍’으로 손질하고, ‘제일(第一)’은 ‘가장’으로 손질하며, ‘화분(花盆)’은 ‘꽃그릇’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