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21.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가



  지난주와 지지난주에 면소재지 초등학교에서 ‘경고장’이 한 통씩 왔다. 우리 큰아이를 학교에 안 넣어서 교육법을 어겼다며 얼른 학교로 보내라는 경고장이다. 오늘은 면사무소 복지과에서 전화가 온다. 이들은 모두 교육법을 들먹이고, ‘장기결석’을 시키지 말라는 뜻만 밝힌다. 딱히 다른 이야기를 알려주지 않는다. 취학통지서가 올 적에도 ‘나이가 찼으니 학교에 보내라’는 통보글만 왔을 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한테 무엇을 누가 어떻게 가르치는가 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알려주지 않았다. 교과서에 어떤 이야기가 담겼고,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무엇을 배울 만한지 알려주지 않았다. 보름 동안 학교에 보내지 않았어도, 학교에서는 경고장을 보내기만 할 뿐이지, 그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웠는지 알려주지 못한다. 오직 행정서류와 공문서만 있다. 다시 말하자면, 오늘날 학교라고 하는 곳에는 행정과 서류와 공문서와 숫자와 통계와 시험공부만 있을 뿐이다. 4348.4.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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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4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5-04-05 08:36   좋아요 0 | URL
`벌금`을 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어요.
이 일이 마무리가 되려면
적어도 석 달이 걸리고
여섯 달은 지나야
비로소 끝이 난다고 해요.
그러니, 씩씩하게 흘려보내야 하는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