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앵두꽃을



  마당 한쪽에 앵두나무가 있으니 날마다 앵두꽃을 바라볼 수 있다. 뒤꼍에 매화나무가 있으니 날마다 매화꽃을 바라볼 수 있었다. 매화꽃이 질 무렵 앵두꽃이 피니, 앵두꽃을 날마다 들여다본다. 이 앵두꽃이 질 무렵에는 모과꽃이 피어나서 모과꽃을 날마다 들여다볼 수 있을 테지.


  꽃은 한꺼번에 활짝 피어나기도 하지만, 천천히 때를 맞추어 피어나기도 한다. 동백나무는 동백꽃을 여러 달에 걸쳐 꾸준히 보여주는데, 열매를 굵고 단단하게 맺는 나무는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고는 어느새 한꺼번에 진다. 꽃으로 보는 꽃은 꽃으로 오래가고, 열매와 꽃을 함께 보는 꽃은 꽃이 일찍 져도 열매가 오래도록 남는다. 4348.4.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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