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온다 (미야코시 아키코) 베틀북 펴냄, 2012.5.25.
내 어릴 적에는 한국에 태풍이 퍽 잦았다. 그무렵에는 태풍이 꼭 와서 볏포기가 거센 비바람에 흔들려 주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야 메뚜기와 풀벌레가 많이 날아가서 벼가 튼튼히 자란다고 했다. 요즈음은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서 풀벌레가 날아가야 하거나 볏포기가 비바람을 맞고 씩씩하게 서야 한다고 말하는 어른이 없다. 예전에는 볏포기를 잘 건사해서 짚으로 썼지만, 이제는 유전자를 건드려서 ‘키 작은 벼’만 키우기 때문이기도 하고, 태풍이라면 무턱대고 나쁘게만 여기는 흐름이 퍼졌기 때문이다. 그림책 《태풍이 온다》를 서른 해쯤 앞서 읽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이 그림책이 일본에서 처음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아무래도 오늘날에는 거센 비바람을 기쁘게 맞이해서 씩씩하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마음이 될 만한 어른이나 아이가 매우 드물지 않으랴 싶다. 예쁜 이야기가 담겼어도 이 이야기가 퍼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4348.4.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https://image.aladin.co.kr/product/1718/83/coversum/8984887501_1.jpg) | 태풍이 온다
미야코시 아키코 글.그림, 송진아 옮김 / 베틀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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