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20. 옷 덮어 주기



  아침을 차리려고 바지런히 밥을 짓다가 며칠 앞서 겪은 일을 떠올린다. 아이들한테 아침을 차려 주고 나서 몸이 많이 고단해서 혼자 자리에 누웠다. 아이들은 둘이 즐겁게 밥을 먹었다. 한 시간 즈음 허리를 펴고 나니 개운하구나 싶어서 씩씩하게 일어서려는데, 내가 덮은 이불에 큰아이 겉옷이 놓였다. 이 옷이 왜 여기에 있나 하고 곰곰이 생각하니, 큰아이가 나를 더 따뜻하게 해 주려고 덮어 주었구나 싶다. 큰아이는 ‘옷 덮어 주기’를 어떻게 알았을까? 더 헤아려 보니, 아이들이 어릴 적에 춥다고 하면 나와 곁님이 겉옷을 한 벌 벗어서 아이들을 감싸 주었다. 자전거마실을 하다가 아이들이 춥다고 할 적에도 내 웃옷을 벗어서 아이들을 감싸 주곤 했다. 큰아이는 예전 일을 떠올리면서 내가 얼른 몸이 나아져서 일어나 주기를 바랐구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집 학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