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릭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8
토미 웅게러 글, 그림 | 장미란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04



모두 사랑스러운 동무요 이웃

― 크릭터

 토미 웅거러 글·그림

 장미란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6.6.7.



  들에 피는 꽃 가운데 좋은 꽃과 나쁜 꽃이 없습니다. 더 좋은 꽃과 덜 좋은 꽃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어느 꽃을 더 좋아할 수 있고, 어느 꽃은 안 좋아할 수 있어요. 사람들 마음에 따라 ‘좋아하는 꽃’이 다를 뿐, ‘좋은 꽃’은 따로 없습니다.


  숲을 이루는 나무 가운데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가 없습니다. 더 좋은 나무와 덜 좋은 나무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어느 나무를 더 좋아할 수 있어요. 어느 나무는 썩 안 좋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마음에 따라 ‘좋아하는 나무’가 갈릴 뿐, ‘좋은 나무’는 딱히 없습니다.



.. 보도 할머니는 소포를 열어 보고 꺅 비명을 지르고 말았어. 할머니의 아들이 생일 선물로 뱀을 보냈지 뭐야 ..  (7쪽)




  동무를 사귈 적에는 모두 동무입니다. 더 좋은 동무나 덜 좋은 동무가 없습니다. 이웃과 어깨를 겯고 서로 아낄 적에는 모두 이웃입니다. 더 좋은 이웃이나 덜 좋은 이웃이 없어요. 나를 조금 더 돕기에 좋은 동무나 이웃이 아닙니다. ‘더 돕는다’는 말도 덧없지요. 어떻게 해야 ‘더 돕는’ 셈이 될까요?


  동무라면 모두 동무요, 이웃이라면 모두 이웃입니다. 아이를 여럿 낳은 어버이한테는 더 좋아하는 아이가 있을 수 없고, 더 좋은 아이라든지 덜 좋은 아이조차 있을 수 없습니다. 다섯손가락은 손가락으로서 모두 사랑스럽고, 아이도 아이로서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 할머니는 크릭터가 편안하게 지내도록 야자나무를 집 안에 들여놓았어. 크릭터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댔지. 마치 기분 좋은 강아지처럼 말이야 ..  (10쪽)




  토미 웅거러 님이 빚은 그림책 《크릭터》(시공주니어,1996)를 읽습니다. 그림책 《크릭터》는 ‘크릭터’라는 이름을 얻은 뱀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아들한테서 받은 선물은 뱀이라고 해요. 뱀은 ‘살아서 움직이는 목숨’이기에, 누가 누구한테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없습니다. 누구 곁에 있다가 누구 곁에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아프리카에 살던 뱀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멀디먼 나들이를 떠나 ‘도시에 있는 할머니’한테 가요.



.. 겨울이 왔고, 크릭터는 눈밭을 꿈틀꿈틀 기어다니는 게 너무나 재미있었어. 보도 할머니는 학교 선생님이었어. 어느 날, 할머니는 크릭터를 학교에 데려가기로 했지 ..  (16∼17쪽)




  할머니는 뱀을 멀리하거나 꺼리지 않습니다. 뱀은 그저 뱀일 뿐이니, 멀리하거나 꺼릴 까닭이 없습니다. 쥐라면 멀리해도 될까요? 토끼라면 꺼려야 할까요? 고양이라서 더 반갑지 않습니다. 강아지라서 더 귀엽지 않습니다. 어떤 짐승이나 벌레이든, 모두 똑같은 숨결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모두 사랑스러운 동무요 이웃입니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크릭터’라는 뱀한테 가장 따사로우면서 너그러운 사랑을 베풀고 주고받습니다. 할머니는 크릭터를 아끼고, 크릭터는 뱀을 아끼지요.



.. 시에서는 ‘크릭터 공원’을 지었고 ..  (32쪽)




  크릭터라는 뱀은 할머니 집에 들어온 도둑을 사로잡습니다. 크릭터로서는 몸을 바쳐서 할머니를 돕습니다. 얼마나 마땅한 노릇인가요. 할머니는 여느 때에 늘 온 사랑을 다해서 크릭터를 아꼈어요. 할머니가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되었으니, 크릭터는 온힘을 쏟아서 할머니를 돕습니다.


  둘레 사람들은 크릭터한테 훈장도 주고 동상도 세웁니다. 그러나 크릭터는 이러거나 말거나 대수롭지 않아요. 할머니와 지내는 삶이 즐겁고, 할머니와 함께 마실을 다니면서 기쁩니다. 할머니는 크릭터를 따사로이 돌보고, 크릭터는 할머니를 포근하게 마주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스러운 동무입니다. 너와 나는 한마음이 되어 삶을 짓는 이웃입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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