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돋는 장미잎



  장미나무에 새잎이 돋는다. 여느 사람들은 으레 장미꽃만 바라보지만, 장미나무는 새잎도 곱다. 장미나무뿐 아니라 다른 모든 나무는 잎사귀가 참 곱다. 나무가 나무인 까닭은 바로 이 잎사귀 때문이다. 나무는 봄 여름 가을 세 철에 걸쳐 짙푸른 잎사귀를 사람한테 베푼다. 나무가 짙푸른 잎물결춤을 추기 때문에 지구별에 싱그럽고 맑은 바람이 분다. 장미나무도 우리한테 짙푸른 잎물결춤을 베풀려고 새봄에 온힘을 쏟아서 잎사귀를 내놓는다. 가느다란 줄기에서 돋는 새로운 잎사귀를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봄볕을 쬔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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