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기름나물이라는 풀
“자, 벼리야, 잘 봐. 여기 얘는 갯기름나물이라는 풀이야.” “갯기름나물? 먹어도 돼?” “응, 그런데 기다려. 아직 얼마 안 돋았어. 더 기다렸다가 먹으면 돼. 오늘 먹어도 되기는 한데, 오늘 먹으면 더 퍼지지 못해.” 우리 집 뒤꼍에서 해마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싱그럽게 돋는 갯기름나물을 바라본다. 쑥을 뜯을 적마다 살며시 쓰다듬고, 나무한테 인사하면서 꼭 어루만진다. 올해에도 우리한테 고운 잎사귀를 넉넉히 나누어 주렴. 올해에도 네 씨앗을 우리 뒤꼍에 널리 퍼뜨려 주렴. 4348.3.2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