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몽우리는 단단하지



  곧 터지려고 하는 동백꽃 몽우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으로 감싸 본다. 힘을 잘못 주면 그만 몽우리가 떨어질 수 있으니 살그마니 쥐어 보는데, 몽우리에는 꽃잎이 겹겹이 포개어졌으니 몹시 단단하다. 크게 활짝 벌어질 몽우리인 터라 속에 빈틈이 하나도 없다고 할 만하다.


  활짝 벌어진 꽃송이는 눈부시다. 천천히 벌어지는 꽃송이는 곱다. 예부터 사람들은 꽃송이가 천천히 벌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춤이 저절로 나왔으리라 느낀다. 춤사위는 바로 꽃이다. 아직 단단하게 앙다문 몸짓부터 조금씩 터지는 몸짓과 활짝 터뜨린 몸짓이 고루 어우러지는 춤사위이다.


  꽃을 보면서 춤을 춘다. 춤을 추면서 꽃이 된다. 일을 하면서 춤을 추고, 아이들을 놀리면서 춤을 춘다. 밥을 지으면서 춤을 추고, 빨래를 하면서 춤을 춘다. 언제나 춤마당이고, 어디에서나 춤잔치이다. 새봄에 피어나는 꽃송이는 우리한테 기쁜 웃음을 베풀어 누구나 춤꾼이 되도록 이끈다. 4348.3.29.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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