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딸기꽃



  자전거를 타고 이웃마을을 지나가다가 딸기꽃을 본다. 해마다 맨 먼저 딸기꽃이 피는 곳이라고 느끼는 자리인데, 삼월을 갓 넘길 무렵부터 딸기꽃이 핀다. 우리 도서관에서는 사월 한복판이 되어야 비로소 딸기꽃이 피는데, 볕이 얼마나 잘 드는가에 따라 딸기꽃은 한 달 남짓 사이를 두고 꽃이 터진다. 해마다 이 자리를 지켜보면, 마을 할매가 딸기풀을 신나게 뽑거나 자르시지 싶은데, 딸기넝굴은 씩씩하게 더 뻗는다. 마을 할매도 들딸기인 줄 알 텐데 왜 딸기넝굴은 뽑거나 자를까? 이제 딸기를 훑을 아이들이 없으니 구태여 딸기넝굴이 돌담을 타고 자라도록 할 까닭이 없을는지 모른다. 딸기넝굴 가시에 가끔 긁힐 수 있으니, 이런 아이들은 얼른 뽑거나 잘라야 한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시골마을에 아이와 젊은이가 돌아온다면 딸기풀이 뽑히거나 사라지지 않으리라. 4348.3.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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