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는 동백꽃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동백꽃이 있다. 새빨간 꽃잎이 동그랗게 수술을 감싼 동백꽃이다. 이 동백꽃은 꽃잎이 몇 장 안 된다. 동백꽃을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으로 그리는 이들은 으레 이 동백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 집 동백나무는 이 꽃이 아니다. 우리 도서관이 있는 옛 초등학교 한켠에 이 동백나무가 있는데, 우리 마을을 비롯해서 다른 마을을 두루 돌아보면 이 동백나무와 꽃잎이 장미처럼 겹겹이 소복하게 포개는 동백나무가 골고루 있다. 아주 마땅한 노릇인데, 동백나무도 여러 갈래가 있을 테지. 한 가지 동백나무만 있지 않을 테니까. 푸른 잎사귀가 무척 맑고 밝은 동백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바람 따라 살몃살몃 아주 가늘게 흔들리는 몸짓을 바라본다. 4348.3.23.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