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이세 히데코) 청어람미디어 펴냄, 2010.5.5.
나무 같은 사람이 있고, 사람 같은 나무가 있다. 나무 같은 사람은 짙푸른 잎사귀로 싱그러운 그늘을 드리울 뿐 아니라,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베풀면서, 푸른 바람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겠지. 사람 같은 나무는 슬기롭고 사랑스러우면서 포근한 숨결을 언제나 두루 나누어 주는 나무이겠지. 그림책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을 읽는다. 보드라운 붓끝으로 살가이 빚은 그림을 읽는다. 프랑스에 있다는 어느 식물원을 날마다 찾아가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가 나온다. 문득 생각한다. 한국에도 이런 멋진 식물원이 있을까. 식물원이 아니더라도 오백 해나 오천 해를 넉넉히 사는 나무가 마을마다 있을까. 나무 한 그루를 아끼고 풀 한 포기를 사랑하는 슬기로운 어른은 얼마나 될까. 아이들이 나무 같은 마음을 품으면서 무럭무럭 자랄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