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으로 책읽기



  모처럼 아이들한테 〈아이언 자이언트〉 영화를 보여주었다. 두어 번쯤 본 듯한데, 오늘 저녁에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그동안 몇 차례 볼 적에 아이들은 ‘쇠붙이 먹는 로봇’ 이야기만 했지만, 오늘은 여덟 살 큰아이가 눈물을 글썽였다. ‘착한 로봇’한테 미사일을 쏘아대서 죽이는 어른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래, 어른들은 왜 그 모양일까?


  인터넷에서 이 만화영화를 놓고 여러모로 살펴본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만화영화를 아낀다. 더욱이, 이 영화에 붙이는 별점이 대단히 높다. 2007년인가 2008년에는 사람들 별점이 해마다 서른 꼭지쯤 붙은 끝에 ‘네이버 영화평점 1위’에까지 오르기도 했단다. 그런데, 이 만화영화가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애청자 별점’으로 1위에 오르니, 이 영화를 시샘한 사람들이 별점테러를 했단다. 그래서 1위에 올랐던 영화가 하루아침에 140위까지 곤두박질을 쳤단다. 몇 해 앞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데, 오늘 살펴보니 어느새 별점 순위가 14위에 이른다.


  바보스러운 이들이 별점테러를 했어도 140위에서 14위까지 오르는 영화란 어떤 힘이 있을까. 바보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가슴으로 사랑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셈일까.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4348.3.22.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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