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삯과 택시삯
큰아이가 제법 예전부터 “아버지, 우리 읍내에서 네네치킨 간 적 있잖아? 거기서 또 먹고 싶은데.” 하고 말했는데, 그동안 잊고 지냈다. 오늘 아무래도 읍내를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세 식구한테 물어 보니, 곁님이 “벼리가 네네치킨 노래를 불렀는데” 하고 알려준다. 아하 그렇지 하고 문득 생각난다. 그래서 오늘은 두 아이를 데리고 읍내마실을 하면서 튀김닭집에 가 보기로 한다.
읍내까지 잘 간다. 그런데 튀김닭집에 들러서 닭고기를 먹으려면 군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틈이 없다. 그렇다고 싸서 집으로 들고 가면 다 식을 테지. 어찌 할까 망설이다가 튀김닭집에 갔고 자리에 앉는다. 잘 먹는 두 아이 모습을 보니, 부랴부랴 다시 서둘러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지 말아야겠다고 느낀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2550원. 택시를 불러서 돌아가면 14000원. 11450원을 아끼겠다고 생각하면, 두 아이는 허둥지둥 움직여야 하고, 배가 덜 찬 채 궁시렁거릴 수밖에 없다. 11450원을 아이를 헤아려서 쓰기로 하면, 아이들은 느긋하게 천천히 먹은 뒤, 집에도 느긋하게 돌아갈 수 있다. 아껴야 할 때에는 아껴야 맞다. 그리고, 써야 할 때에는 써야 맞다. 두 아이는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읍내 거님길에서 이리저리 달리다가 냇물을 구경하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 별을 바라본다. 4348.3.20.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