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작은 형 (임정진·이웅기) 푸른숲 펴냄, 2001.11.10.



  임정진 님이 쓴 동화책 《나보다 작은 형》을 읽는다. 무척 널리 읽히는 동화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제서야 천천히 읽는다. ‘나보다 작은 형’이라는 작품에서는 아마 ‘장애나 병’ 때문에 몸이 더 크지 못하는 아이 이야기를 그렸지 싶다. 애틋하면서 아련한 이야기로구나 싶으면서도, 이 동화책에 나오는 아이나 어른이 쓰는 말은 하나도 안 애틋하고 안 아련하다. 아마 요즈음 거칠게 나도는 말투를 ‘잘 살려서 썼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이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요즈음 아이들이 귀를 쫑긋쫑긋 세우면서 읽을 만하구나 싶다. 양이 벌인다는 패션쇼라든지, ‘땡땡이’ 같은 일본말로 펼치는 이야기라든지, 별풍차와 왕만두 같은 이야기는 사회문제나 현실을 알맞게 살려서 보여주는 작품이 될 만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동화라고 한다면, ‘보여주기’에서 그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오가면서 보거나 겪어야 하는 모습을 그리거나 담기에 ‘생활동화’나 ‘사실동화’가 되지는 않는다. 이만 한 이야기라면 신문에 나오는 글하고 무엇이 다를까. 어른들은 정치나 사회나 경제나 스포츠나 연예인 이야기를 신문이나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본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빌어서 정치나 사회나 경제나 이런저런 것을 보아야 할까? 아이들한테 어떤 삶을 보여주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떤 길을 밝힐 때에, 꿈과 사랑이 흐르는 노래가 될는지 생각할 수 있기를 빈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동화가 된다고 느낀다. 4348.3.1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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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작은 형
임정진 지음, 이웅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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