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푸른숲주니어 펴냄, 2011.10.31.
어린이문학 《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책이름 그대로 ‘글월을 건네주려고 먼길을 걷는 아이’를 그린다. 오직 두 다리로 걷고 다시 걸으면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있다. 무엇인가 하면, 모든 길을 두 다리로 걸어서 다니는 아이는 ‘도시’에서 살지도 않고, 옛날 서울은 오늘날 여느 시골하고 거의 같다고 할 만하다. 이 아이가 걸어서 다니는 길은 모두 시골길이요 숲길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어떻게 맑고 시원한 물을 열 몇 살이 되어야 처음으로 마실 수 있을까? 말이 될 수 있을까? 어릴 적부터 늘 걷는 아이가, 아니 어릴 적부터 누구나 짚신이나 맨발로 다녔을 아이가, 발이 얼마나 아프다고 느낄까? 게다가 옛날에는 오늘날과 다른 흙길이요 풀밭길이다. 이런 길은 맨발로 걸을 적에 발이나 다리가 아프지 않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동학혁명 언저리를 역사로 다루어 보여준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걷는 삶’과 ‘걸을 때에 보는 삶’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주막만 나오고, 주막에서 스치는 어른 이야기만 나온다. 가장 고빗사위와 고갱이가 되어야 할 대목이 빠진 채, 이 아이는 무엇을 느낄까. 그저 한두 줄로 서울에서 아산을 가고, 아산에서 전주를 가고, 이렇게 훌러덩훌러덩 지나가도 될까? 이 책을 쓴 분이 몸소 이 길을 두 다리로 찬찬히 걸어 보았다면 이 책은 이러한 얼거리로 태어나지 않았으리라. 4348.3.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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