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사이
어제는 찬물에 손을 담그면 손이 얼었다. 오늘은 찬물에 손을 담가도 손이 안 언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손이 시리다는 생각이 안 든다. 빨래를 하면서 가만히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은 무엇이 다를까. 오늘은 어제처럼 바람이 불지 않는다. 오늘도 어제처럼 햇볕이 내리쬔다. 바람 때문에 물을 다르게 느낄까.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내 몸이 다르게 받아들일까. 아이들을 씻기고 나서, 아이들이 벗은 옷을 모두 빨아서 마당에 넌다. 아침에는 바람이 없다고 낮에는 바람이 조금 분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흙을 호미로 쪼면서 논다. 4348.3.1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