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바람에 빨랫대는



  꽃샘추위와 함께 이틀 동안 바람이 모질게 불었다. 이 가운데 엊저녁 바람은 꽤 대단했다. 뒤꼍에 둔 마른 나뭇가지가 바람에 날려 갔고, 마당에 크고 무거운 돌로 고인 빨랫대가 넘어지면서 와장창 깨졌다. 마당에 둔 빨랫대는 몇 차례 바람에 날려가면서 이리저리 깨졌기에 밧줄로 동여맸는데, 엊저녁에 다시 날려가면서, 이제 다시 밧줄로 동여맬 수 없을 만큼 조각이 났다.


  봄에 찾아온 꽃샘추위는 빨래를 하는 내 손을 꽁꽁 얼린다. 나는 따순 물을 받아서 언손을 녹여 빨래를 마친다. 그래, 봄은 봄이로되 더 기다리라는 뜻이지. 더 지켜보면서 새봄을 기쁘게 맞이하라는 뜻이지. 4348.3.10.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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