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15. 아침에 쑥 뜯기



  아침에 학교에 가지 않는 큰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뒤꼍에서 쑥을 뜯는다. 아직 쑥이 많이 오르지 않았으니 조그마한 쑥잎을 조금조금 뜯는다. 더 기다려야 향긋한 내음 가득한 쑥을 잔뜩 뜯어서 쑥부침개와 쑥국을 먹을 테지만, 조그마한 쑥싹이라 하더라도 바지런히 뜯어서 쑥맛이 도는 부침개를 부치기로 한다. 두 사람이 쪼그려앉은 뒤꼍에 바람이 분다. 바람결은 시원하면서 살짝 서늘하고, 따스하면서 보드랍다. 아직 덜 무르익은 봄바람이다. 이 바람을 쐬고 따끈따끈한 봄볕을 누리면서 우리 집에서 도란도란 쑥을 뜯는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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