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배운다 (니시오카 쓰네카즈) 상추쌈 펴냄, 2013.4.5.
사람이 지구라는 별에 살지 않는다면 나무가 없어도 괜찮을 수 있다. 사람이 지구라는 별에 살려 한다면, 나무가 있어야 괜찮다. 아니, 지구별 사람은 나무와 함께 삶을 짓는다. 왜냐하면, 나무가 있어야 집을 짓고, 불을 피우며, 열매를 얻고, 새로운 바람을 마시며, 바람을 막고, 비와 벼락을 견디며, 추위와 더위도 그을 수 있다. 그러니, 지구별에서 나무란 얼마나 대수로우면서 놀라운가. 오늘날 물질문명 사회에서도 나무는 몹시 대수롭다. 나무가 있어야 종이가 있고, 나무가 있어야 책이 있으며, 나무가 있어야 모든 문화와 문명이 태어난다. 그러니, 《나무에게 배운다》는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는 숨결을 들려주는 이야기뿐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새로운 넋으로 하루를 짓는 실마리를 밝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나무한테서 배우지 못하고, 하늘한테서 배우지 못하며, 해와 별과 흙한테서 배우지 못하는 오늘날 사람들은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훌륭하거나 대단한 나무장이(목수)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돌볼 줄 아는 넋일 때에 내 삶과 이웃 삶을 함께 어루만지는 손길이 된다. 4348.3.3.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