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옮겨심기 (사진책도서관 2015.2.2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나무를 옮겨심는다. 마을 어귀에 버려진 나무를 옮겨심는다. 마을 어귀에 군청에서 정자를 하나 세워 주었는데, 정자가 서면서, 이 자리에 있던 나무는 뿌리가 뽑혔다. 제법 자란 나무였기에 다른 곳에 옮겨심겠거니 하고 여겼는데, 여러 날 지나도록 시멘트바닥에서 구르다가, 엊그제 보니 마을 할배가 쓰레기를 태우는 자리에 덩그러니 버려졌다.


  어깨에 짊어지고 도서관으로 가져가기에는 크고 무겁다. 손수레를 집에서 끌고 나온다. 두 아이는 손수레에 타며 놀고 싶으나, 나무부터 옮기자고 말하면서 달랜다. 나무를 손수레에 싣고 천천히 도서관으로 간다. 두 아이는 앞서 달린다. 따사로운 볕이 들판을 감싼다. 땀이 돋는다.


  도서관에 닿아 어디에 심으면 나을까 하고 헤아린다. 길가에 심을 수도 있으나, 길가에는 이 나무를 심고 싶지 않다. 건물 옆이 나을까? 건물 옆도 그리 나아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자리를 살피다가, 우리가 도서관을 드나드는 문 앞에 심기로 한다.


  어제 비가 왔기에 땅이 질퍽하다. 그렇다고 구덩이가 잘 파이지는 않는다. 조금만 파도 큰돌이 나온다. 천천히 한 삽 뜨고 다시 한 삽 뜬다. 판 흙을 구덩이 옆으로 쌓는다. 나무뿌리가 다 들어갈 만하게 판 다음 어림으로 크기를 재고, 더 파고 또 어림으로 크기를 잰다.


  영차 하고 온몸으로 나무를 안아서 자리를 잡는다. 기울어졌는지 살피면서 흙을 조금씩 덮는다. 다음에 비가 올 적에 이 둘레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다른 자리에서 흙을 퍼서 둘레에 붓는다. 구덩이를 파느라 삼십 분 남짓 들고, 나무를 옮겨심은 뒤 둘레에 흙을 붓는 데에 삼십 분 남짓 든다. 이동안 아이들은 도서관 안팎에서 잘 논다. 큰아이는 만화책을 보느라 바깥을 내다보지 않고, 작은아이는 나무 심는 곁에서 이모저모 물으면서 말을 섞는다.


  나무를 다 옮겨심은 뒤 민들레 여린 싹을 살핀다. 머잖아 도서관 둘레가 민들레밭이 되리라. 민들레밭이 되면 신나게 민들레잎을 먹어야지.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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