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76. 2015.2.25. 살갈퀴순이



  살갈퀴가 돋는다. 아니, 벌써 돋았다. 우리는 기쁘게 살갈퀴를 훑으러 마실을 나온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천천히 달리는 아이들을 따라서 살갈퀴밭으로 간다. 해마다 살갈퀴가 곱게 우거지는 곳이 있다. 가만히 보면 풀은 저마다 ‘밭’이 있어, 그 ‘밭’에는 한 가지 풀이 매우 많이 돋는다. 온갖 풀은 서로서로 제 ‘밭’이 있는 한편, 서로 예쁘게 어우러지는 ‘마당’이 있다. 살갈퀴밭에서 살갈퀴를 훑는데 꽃순이가 묻는다. “얘, 꽃이 피려고 해!” 꽃몽오리를 보았구나. “그래, 꽃도 먹지.” “꽃도 먹어?” “그럼, 지난해에 많이 먹었는걸.” 우리는 꽃도 잎도 줄기도 뿌리도 다 먹지. 우리하고 봄나물하고 똑같은 숨결인걸.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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