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서관 겨울유채꽃
우리 집에는 갓풀만 돋는다. 우리 도서관에는 한쪽에 유채풀이 돋는다. 여린 갓잎은 덜 쏘기에 아이들도 버무리를 잘 먹지만, 갓잎에 까무스름한 기운이 올라올 적에는 아이들이 아직 잘 먹지 못한다. 유채풀은 아이들도 맛나게 먹는다. 아니, 유채풀은 그 자리에서 톡톡 끊어서 입에 넣으면 입안에 아주 시원할 뿐 아니라 목마름이 모두 사라진다. 꽃대가 오르지 않았을 적에도 유채잎을 먹고, 꽃대가 올라도 유채잎을 먹는다. 때로는 꽃도 함께 먹는다. 우리 도서관 한쪽에서 늦겨울볕을 듬뿍 받으면서 샛노랗게 꽃송이를 터뜨리는 유채풀 곁에 선다. 꿀벌 몇이 난다. 싱그러운 꽃잎과 옅푸른 잎사귀를 누리니, 바야흐로 봄 문턱이로구나 하고 느낀다. 4348.2.28.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