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순이 11. 내 사진기 갖고 싶어 (2015.2.14.)
산들보라도 제 사진기를 따로 갖고 싶다. 망가져서 못 쓰는 낡은 필름사진기를 갖고 노는 산들보라도, 누나가 쓰는 사진기처럼, 찍으면 바로 화면에 그림이 떠오르는 사진기를 갖고 싶다. 집에서 누나하고 함께 쓰는 사진기는 으레 누나가 더 오래 붙잡기 마련이고, 누나가 아주 잘 다루니, 산들보라로서는 사진기를 만질 틈이 없다. 그런데 말이야, 사진돌이가 되려 한다면 너도 글을 좀 익혀야겠지. 사진기에 나오는 글도 읽어야 사진기를 더 잘 만질 테니까. 그나저나, 네 누나가 사진순이가 된 모습을 보면, 네 누나는 글을 몰라도 느낌으로 모든 기능을 알아차려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었지. 벌써 다섯 살이 된 산들보라한테도 얼른 네 사진기를 장만해 주어야겠다. 조금만 기다리렴.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