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여자회 방황 3
츠바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468



나는 너와 사이좋은 동무

― 제7여자회 방황 3

 츠바나 글·그림

 박계현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3.10.30.



  놀이동무는 함께 놉니다. 일동무는 함께 일합니다. 길동무는 함께 길을 걷습니다. 생각동무는 함께 생각합니다. 꿈동무는 함께 꿈꿉니다. 책동무는 함께 책을 읽습니다. 만화동무는 함께 만화를 그리거나 읽고, 삶동무는 함께 삶을 가꿉니다. 어깨동무는 서로 어깨를 겯으면서 나아가고, 소꿉동무는 기쁜 놀이를 함께 지으면서 어린 날 꿈을 키웁니다. 배움동무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에서 웃습니다. 웃음동무는 함께 웃지요.


  놀이동무는 하나일 수 있고, 둘일 수 있습니다. 일동무는 셋일 수 있고, 넷일 수 있어요. 길동무는 여럿일 수 있으며, 하나일 수 있습니다. 생각동무나 꿈동무나 삶동무 모두 여럿일 수 있는 한편, 하나일 수 있어요.


  동무는 아주 많아야 넉넉하지 않습니다. 동무는 하나만 있기에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습니다. 동무는 가까이에 있기도 하고, 멀리 있기도 합니다.



- “나 항상 이사 다녀서 친구가 전혀 안 생겨서, 외로워서.” “아, 그럼 나랑 같네! 나도 옛날에 이사를 자주 다녀서 줄곧 친구가 없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친구가 생겨서 매일 즐거워! 괜찮아, 괜찮아!” “거짓말쟁이. 혼자서 어슬렁거렸잖아.” (18쪽)

- ‘몇 년이나 몇 년이나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은 커다란 공간에는 세계의 고독이 천천히 쌓여 가고, 그것이 결정화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누군가가 관측한 시점에 또다시 형태를 잃거나 혹은 반대로 부풀어버린다.’ (88쪽)



  나한테는 동무가 있습니다. 먼 데서 사는 동무가 있고, 곁에 있는 동무가 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도 나한테는 동무이고, 곁님도 나한테는 동무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아이들이나 곁님 나이를 딱히 헤아리지 않으면서 살기 때문이고, 날마다 삶과 살림을 함께 나누는 숨결이기 때문입니다.


  동무 가운데에는 나이가 같은 동무가 있어요. 또래동무입니다. 그러니까, 동무라 할 적에는 나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고 비슷하거나 같을 수 있어요. 이웃도 이와 같아요. 나이가 엇비슷해야 이웃이지 않아요. 서로 돈(재산)이 비슷하기에 이웃이지 않아요. 서로 같은 일을 하기에 이웃이지 않고, 한 마을에 함께 살아야 이웃이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돕고 어깨를 겯는 마음일 적에 이웃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상냥하고 기쁘게 손을 맞잡는 마음일 적에 동무입니다. 그래서, 아이와 어버이는 서로 살붙이로 지내면서 동무이고 이웃입니다. 서로 아끼고 돌볼 줄 아는 사랑이자 노래입니다.



- ‘정말로 나는 어디에서 온 거지? 그렇게 생각했다. 언제나 나는 이방인.’ (137쪽)

- “확실히 아빠 회사는, 생활이 편해지는 도구를 많이 만들고 대단하지만, 아무리 세상에 편리한 것이 넘쳐흘러도, 아무리 유리한 제도에서 매일이 충족된다고 해도, 언제까지고 이런 옛날 전쟁에 관한 거나 공부해야 하는 건 어째서야? 매일 보건소에서 동물들이 죽어 가는 것도 어째서야? 왜 이사 가야 하는 거냐고!” (146∼147쪽)



  츠바나 님 만화책 《제7여자회 방황》(대원씨아이,2013) 셋째 권을 읽습니다. 《제7여자회 방황》 셋째 권에서는 이 만화책을 이루는 두 아이 가운데 한 아이가 어떤 삶을 누리면서 생각을 가꾸었는가 하는 대목을 보여줍니다. 어버이를 따라 내내 보금자리를 옮겨야 했던 아이한테는, 그러니까 ‘보금자리’가 없습니다. 마음을 놓거나 붙이거나 가꿀 만한 겨를이 없습니다. 둘레에서도 이 아이한테 따사롭게 다가오지 않았어요. 사랑이 흐르지 않은 삶이었고, 노래가 흐르지 않는 나날이었습니다.



- ‘사이토는 누구야? 이노우에는 누구냐고? 사토라는 이름은 몇 십 명이나 있었고, 누구 누군지 모르겠다. 좀더 일찍 버렸으면 분명 가벼웠을 텐데. 이런 것 받은 순간부터 이미 필요없었는데!’ (149쪽)

- ‘내가 갈 고등학교에는 처음에 친구 한 명씩 짝 지워 주는 나한테 유리한 제도가 있고, 나에게 있어서 그 상대가 반드시 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친구가 될 테니까, 그러니까 그것을 믿는 나는 꽤 좋은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내 길을 믿고 있다. 나는 그런 꿈 많은 여자아이. 불평하지 말라고.’ (152쪽)



  나는 너와 사이좋은 동무입니다. 나는 너를 생각하는 넋입니다. 나는 너하고 함께 놀려 하며, 나는 너하고 함께 살려 합니다. 함께 꿈을 키우고, 함께 사랑을 가꾸어, 함께 노래와 춤을 누리려 합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모두 동무입니다. 바로 오늘 여기에서 우리는 모두 지구사람이고 지구동무이며 지구이웃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불어, 숲내음이 골고루 퍼집니다. 언제나 바람이 흘러, 바다내음과 들내음이 지구별에 가득 깃듭니다. 새 아침이 싱그럽습니다. 4348.2.1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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