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려고 읽는 책



  책을 읽는 사람은 달라집니다. 오늘까지 이만큼 알았으면 오늘부터 여기에 하나를 더 얹어서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 모습에서 저 모습으로 갈 적에도 달라진다고 할 만합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는 모습도 달라진 셈이라고 할 만합니다.


  책을 겉으로만 읽는다면 ‘달라지기’만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속으로 읽는다면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달라지기와 새로워지기는 서로 같은 듯하면서 같지 않습니다. 겉모습이 어제와 같지 않을 적에는 ‘달라지기’요, 속생각이 어제 모습을 내려놓고 고운 꽃처럼 피어날 적에는 ‘새로워지기’입니다.


  책을 읽어 머릿속에 지식을 담는다면 ‘달라지기’입니다. 책을 읽어서 느끼고 배우고 제대로 삶을 바라볼 수 있으면서 스스로 기운을 내어 살림을 하나하나 손수 짓는 길로 나아간다면 비로소 ‘새로워지기’입니다.


  누군가는 그저 ‘달라지’려고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제까지 입은 껍데기를 벗고서 ‘새롭게’ 태어나려는 뜻으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달라지기만 한대서 나쁘지 않습니다. 달라지고 또 달라지면서 ‘나도 이제 허물을 벗고 나비처럼 새롭게 태어나고 싶구나’ 하는 꿈을 품을 수 있을 테니까요. 작은 허물을 벗고 큰 허물을 벗으면서 그대로 애벌레인 채 있는 ‘달라지기’만으로는 새로운 삶이 안 되는 줄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면, 이제 모든 허물을 벗고 나비로 새롭게 깨어날 때입니다.


  허물벗기는 한 차례만 해도 되고 열 차례나 백 차례를 해도 됩니다. 허물벗기를 적게 하기에 훌륭하지 않습니다. 허물벗기를 많이 하기에 덜떨어지지 않습니다. 허물을 모두 내려놓고 새로운 숨결로 태어나려는 마음이 있으면 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늘 새롭게 깨어나고 태어나서 아름답게 노래하는 나비처럼 환하게 빛날 수 있습니다. 4348.2.1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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