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 노래 1. 푸른숲서 부는 바람 (산 위에서 부는 바람)



푸른숲서 부는 바람 해맑은 바람

그 바람은 너른 바람 고마운 바람

아저씨가 밭에 가서 풀을 뜯을 때

이 바람을 쐬면서 빙긋 웃지요.


바다에서 부는 바람 상큼한 바람

그 바람은 고운 바람 즐거운 바람

아줌마가 시내에서 헤엄을 칠 때

이 바람을 보면서 노래하지요.



  노랫말을 고쳐서 부른다. 왜 고치는가? 노랫말 가운데 ‘잘못 넣은 낱말’이 있기 때문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조금 손질하면 노랫말이 훨씬 살가우면서 깊은 이야기로 바뀐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예전 노랫말은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인데, 바람은 “산 위에서”가 아니라 “산에서” 분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산에서 부는 바람”으로 불렀는데, 이렇게 부르면서도 어딘가 어울리지 않다고 느꼈다. 이 느낌이 무엇인지 여러 달 헤아린 끝에 살짝 깨달았다. 바람은 ‘산이나 강’에서 불지 않는다. 바람은 먼저 ‘뭍(숲)’에서 불고, 다음으로 ‘바다(물)’에서 분다. 우리가 쐬는 바람은 ‘뭍바람(숲바람)’과 ‘바닷바람(물바람)’ 두 가지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바람은 결이 사뭇 다르다. 이 다른 결을 아이들이 제대로 바라보면서 느끼기를 바라면서 노랫말을 제법 크게 손질했다. 아버지(아저씨)가 하는 일과 어머니(아줌마)가 짓는 사랑을 가만히 헤아리면서, 이러한 결이 노랫말에 재미나게 담길 수 있기를 바랐다. 4348.1.31.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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