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베르튀르 1
스에츠구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455



새카만 돌

― 쿠베르튀르 1

 수에츠구 유키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2.5.25.



  돌이 새카맣습니다. 오랜 나날 묵고 묵어서 돌이 새카맣습니다. 새카만 돌을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이 오랜 돌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깃들었을까요. 이 새카만 돌에는 얼마나 많은 숨결이 서렸을까요. 이 예쁘고 멋진 돌에는 얼마나 사랑스러운 손길이 그동안 차곡차곡 닿았을까요.


  돌을 만지면서 노래합니다. 돌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돌을 만지면서 춤춥니다. 돌에서 춤사위가 흐르기 때문입니다. 돌을 만지면서 웃습니다. 돌이 나를 간질이면서 웃기거든요.



- “이 메뉴는 이름이 뭐예요?” “다음에 오실 때까지 정해 두겠습니다.” (6쪽)

- ‘초콜릿에 마법이 걸리는 것은, 여기 이 마음에, 녹이고 싶은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42쪽)



  새까만 돌 하나가 있습니다. 새카만 돌이 또 하나 있습니다. 까맣디까만 돌이 있고, 카맣디카만 돌이 있습니다. 가만 돌과 시커먼 돌이 있어요. 검정을 나타내는 돌도 참으로 가짓수가 많습니다.


  이 돌은 돌 그대로 있어도 돌인데, 돌이라는 몸을 녹여서 새로운 돌이 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작고 하찮다는 쇠붙이를 녹여서 샛노란 금덩이를 빚습니다. 이도 저도 아니다 싶은 돌을 녹여서 오오라, 놀랍구나 싶은 초콜릿을 빚습니다.



- ‘좋아하는 마음을  포기하지도 못하면서, 현실로 만들어 볼 생각조차 못하고.’ (35쪽)

- ‘아무리 성공률 100%의 초콜릿이라도, 건네줄 용기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람. 그날부터 나에게 초콜릿이란 새카만 돌일 뿐.’ (45쪽)



  수에츠구 유키 님이 빚은 만화책 《쿠베르튀르》(학산문화사,2012) 첫째 권을 읽습니다. 젊은 사내 둘이 꾸리는 ‘초콜릿 집’을 무대로 삼아서 이야기를 엮습니다. 초콜릿 한 덩이를 놓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짓고 나누면서 웃고 우는가 하는 삶을 보여줍니다.



- ‘용기가 없어서, 그 매끈매끈 윤이 나는 초콜릿을, 쓰레기봉투에 버렸을 때부터, 자신이 싫어졌다. 아소도? 자기를 싫어하게 될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다니.’ (68∼70쪽)

- “실패하면 다시 원하는 온도까지 녹이면 돼. 초콜릿은 섬세하지만 강해.” (80쪽)



  초콜릿을 보며 사랑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초콜릿을 보며 아픔과 슬픔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어요. 초콜릿을 보며 노래가 흘러나오는 사람이 있고, 초콜릿을 덥석 깨물어 먹으며 기운을 차리는 사람이 있어요.


  그대는 어떤 사람인가요? 그대는 초콜릿과 얽힌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그대는 초콜릿 한 덩이를 손에 쥐면서 어떤 이야기를 새로 지으려나요?



- ‘아아, 그렇구나. 겉으로는 요란하게 치장했지만, 이 동네 아이들은 모두 우리 집 과자를 먹고 큰 아이들이지.’ (115∼116쪽)

- ‘더 열심히 할걸. 더 말을 잘 들을걸. 없어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했어.’ (142쪽)



  우리 함께 초콜릿을 먹어요. 100원짜리 초콜릿도 좋고, 100만 원짜리 초콜릿도 좋아요. 어느 초콜릿이든 다 좋아요. 기쁘게 먹고, 신나게 노래해요. 즐겁게 먹고, 아름답게 춤추어요. 사랑스레 먹고, 꿈을 꾸는 하루를 누려요. 4348.1.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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