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와 멍청이 책읽기



  말을 배우는 사람은 바보가 됩니다. 말을 안 배우는 사람은 멍청이가 됩니다. 언뜻 보자면, 말을 배우는데 왜 바보가 되느냐 싶지만, 말을 배우기에 바보가 됩니다. 말을 배우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닫기에 바보가 됩니다.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는 바보는 이제부터 하나씩 배워서 받아들입니다. 바보가 되는 사람은 스스로 깨어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멍청이가 되는 사람은 무엇일까요. 말을 안 배우기에 멍청이가 되는데, 말을 안 배운다고 할 적에는 내가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안 깨닫습니다. 그러니 멍청이입니다. 멍청이는 스스로 무엇을 모르는지 안 깨닫기에 아무것도 배울 수 없습니다. 그저 멍하니 있을 뿐입니다. 배움이 없기에 슬기롭지 못하고, 슬기롭지 못하니 철들지 않습니다. 멍청이는 늘 철부지입니다.


  바보는 철이 듭니다. 철이 드는 바보는 어느새 무르익습니다. 무르익은 바보는 곧 슬기로움을 알아채고, 슬기로움을 다시금 녹여서 사랑으로 피어나게 합니다. 온누리에 있는 모든 ‘깨달은 사람’은 바보입니다. 왜냐하면, ‘모르는 내 숨결을 깨달은 사람’이기에 바보요,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으며, 무엇이든 새롭게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말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말을 배워서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하는 말을 이제껏 하나도 모른 줄 바르게 바라보고 바르게 배워서 바르게 거듭나야 합니다. 말을 배워야지요. 말을 배워서 바보가 되어야지요. 말을 배워 바보가 된 뒤, 차근차근 거듭나서 오롯이 서는 ‘사람’이 되어야지요. 4348.1.2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삶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