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바지 빨래하기



  바깥잠을 사흘째 자면서, 이제 두꺼운 바지를 빨래한다. 두꺼운 바지를 집에서 빨까 나들이를 가고 나서 빨까 하고 생각하다가, 바깥마실을 퍽 여러 날 할 생각이기에, 사흘째 밤을 지새우고 나서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서 빨래를 한다.


  두꺼운 바지인 터라 비비기에도 헹구기에도 물을 짜기에도 힘이 제법 든다. 그렇지만 재미있다. 손빨래를 하는 까닭은, 바로 이런 재미 때문이라고 할 만하다. 가벼운 옷가지는 가볍게 비비고 헹구어 짤 수 있어 재미있고, 두꺼운 옷가지는 힘을 많이 들여서 부욱부욱 비비고 주욱주욱 헹구어 쪼옥쪼옥 짜면서 재미있다.


  두꺼운 바지를 빨아내니 홀가분하다. 홀가분하면서 싱그럽다. 이 기운을 잘 건사해서 오늘 하루도 잘 놀아야지. 4348.1.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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