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배우는 재미



  손전화 기계에 스카이프라는 풀그림을 깐다. 어떻게 까는지 몰랐으나 두 사람이 도와주어서 기쁘게 깐다. 이러고 나서, 한 사람이 더 도와주어서 손전화 기계를 빌어 태플릿으로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배운다. 몹시 고맙게 배운다. 하룻밤 지나면서 곰곰이 생각하니, 손전화 기계에 딸린 설명서를 읽으면 혼자서 다 알 수 있는 일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고 보니, 손전화 기계에 딸린 설명서를 안 읽었다.


  자전거를 새로 장만하면, 자전거마다 ‘자전거 설명서’가 붙는다. 자전거 설명서를 읽으면, 자전거를 혼자서 어떻게 손질할 수 있는지 찬찬히 알려주니, 이 얇은 책을 읽으면 스스로 씩씩하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자전거를 바른 몸짓으로 즐겁게 타는 길도 설명서에 나온다.


  사진기를 새로 장만하면, 사진기자마 ‘사진기 설명서’가 붙는다. 사진기 설명서를 읽으면,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되는지 낱낱이 헤아릴 수 있다. 사진강의를 듣지 않아도 사진 찍는 이론이나 지식을 넉넉히 배울 만하다.


  책으로 배워도 재미있고, 이웃이 가르쳐 줄 적에 배워도 재미있다. 어떻게 배우든 모두 새롭다. 새롭기에 배우고, 배우기에 즐거우며, 이 즐거움은 내 삶으로 녹아든다. 4348.1.1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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