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는 힘들어 웅진 세계그림책 78
다루이시 마코 그림, 카도노 에이코 글,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71



어버이와 함께 지내고 싶은 아이

― 보물찾기는 힘들어

 카도노 에이코 글

 다루이시 마코 그림

 김난주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2005.3.14



  그림책 《보물찾기는 힘들어》(웅진주니어,2005)를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어머니는 할머니 병문안을 간다고 합니다. 이때에 아이는 혼자 집을 보라고 합니다. 어머니 혼자 병원에 다녀오실 듯합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할머니한테 가면 할머니가 한결 기뻐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림책 줄거리를 보면 아이는 할머니한테 함께 가겠노라 말하지 않고, 어머니도 아이한테 할머니한테 함께 가자고 묻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할머니를 돌보러 가는 길이라서 어머니가 혼자 가시려는 듯싶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함께 간다면, 늙거나 힘들거나 아픈 할머니를 어머니가 어떻게 돌보는지 곁에서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이제 고작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심부름을 할 수 있습니다. 심부름을 못하더라도 말동무가 될 수 있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할머니로서도 아이가 짓는 웃음을 볼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 “준호야, 할머니 병문안 다녀올 테니까 집 좀 보고 있어, 응.” “또야, 나 싫어.” 준호는 입이 툭 튀어나왔어요. “참, 보물찾기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다. 엄마가 아주 좋은 거 숨겨 놓을게.” ..  (2쪽)




  아이는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아이는 늘 어버이와 함께 누리는 삶을 바랍니다. 함께 밥을 먹기를 바랍니다. 함께 잠들기를 바랍니다. 함께 놀기를 바랍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책을 읽으며, 함께 그림을 그리기를 바랍니다.


  어버이가 아이하고 함께 안 하고 자꾸 학교에만 맡겨 버릇하면, 아이는 천천히 집하고 멀어지지요. 어버이가 아이와 함께 삶을 누리지 않으면,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해요.


  아이는 학교에서 지식을 배울 목숨이 아닙니다. 아이는 삶을 아름답게 밝히는 슬기를 배울 목숨입니다. 아이는 더 높은 학교를 다니다가, 돈을 더 잘 버는 회사에 들어갈 사람이 아닙니다. 아이는 사랑을 물려받아서 꿈을 키울 사람입니다.



.. 준호가 뒤돌아보자 집은 텅 비어 있고, 빗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어요. 준호는 계단을 올라가 살며시 2층의 방문을 열었어요. 방을 휘 돌아보니 이불장이 조금 열려 있고, 이불 사이에 가느다란 꼬리가 늘어져 있었어요 ..  (6쪽)





  카도노 에이코 님이 글을 쓰고, 다루이시 마코 님이 그림을 넣은 《보물찾기는 힘들어》를 가만히 읽습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혼자 집을 보도록 하되, 집에서 보물찾기를 하도록 이끕니다. 아마 다른 날에는 아이와 함께 마실을 갔을 테지요. 아이는 어머니 없이 혼자 집을 보면서 씩씩하게 놀기도 할 테지요. 둘은 서로 믿으리라 생각합니다. 둘은 서로 아끼고 사랑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안에서 보물찾기를 하고, 혼자 씩씩하게 집을 본 아이한테 멋진 선물을 마련해서 돌아오는 어머니입니다.


  아무튼, 아이한테는 장난감도 멋진 선물이지만, 비가 오는 날 함께 손을 잡고 우산을 쓰면서 다니는 마실도 멋진 선물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 빗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할머니한테 찾아가는 일도 멋진 선물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 어머니가 예전에 겪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멋진 선물이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누리는 삶은 언제나 멋진 선물입니다.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와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아이와 함께 누리는 삶이란 늘 멋진 선물이지요.



.. “쳇, 이제 보물찾기 안 할 거야.” 준호는 골이 나서 방바닥에 벌렁 누웠어요. 그런데 서랍장 위, 모자 상자에 꼬리가 보였어요 ..  (26쪽)



  아이 눈빛을 읽습니다.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아이 눈빛을 읽습니다. 아이 눈망울을 읽습니다. 함께 노래하고 싶어 하는 아이 눈망울을 읽습니다. 아이 눈동자를 읽습니다. 함께 춤추면서 뛰놀고 싶어 하는 아이 눈동자를 읽습니다.


  노는 아이가 예쁘고, 노는 아이와 함께 놀 줄 아는 어른이 아름답습니다. 노는 아이가 사랑스럽고, 노는 아이와 함께 놀 줄 아는 어른이 믿음직합니다. 보물찾기도 재미있고, 숨바꼭질도 즐겁습니다. 윷놀이도 재미있고, 소꿉놀이도 즐겁습니다. 종이 한 장을 접어도 재미있고, 그림을 살살 그려도 즐겁습니다. 무엇이든 함께 하면 재미있으면서 즐겁습니다. 풀을 뜯어도, 설거지를 해도 언제나 재미있으면서 즐거운 하루입니다. 재봉틀이 있고 과자를 손수 구워서 주는 삶이 가만히 드러나는 그림책이 따사롭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어머니가 손수 깁고 짓는 옷과 가방을 받아서 쓰리라 생각합니다. 4348.1.1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