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48) 십팔번


그거 있잖아, 그거. 바다는 어쩌구 하는 노래. 당신 십팔번 말이야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하늘이 나눠 준 선물》(양철북,2005) 115쪽


 당신 십팔번 말이야

→ 자네 단골 노래 말이야

→ 이녁이 잘 부르는 노래 말이야

→ 이녁이 좋아하는 노래 말이야

→ 늘 부르는 노래 말이야

 …



  ‘십팔번(十八番)’은 일본말입니다. 일본말인데 사람들이 워낙 잘못 쓰니, 이 낱말은 한국말사전에도 나옵니다. 다만, 말풀이를 보면,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 일본의 유명한 가부키 집안에 전하여 오던 18번의 인기 연주 목록에서 온 말이다. ‘단골 노래’, ‘단골 장기’로 순화”처럼 나옵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단골노래’나 ‘즐겨 부르는 노래’로 고쳐서 써야 올바릅니다.


 단골노래 . 사랑노래 . 즐김노래

 애창곡(愛唱曲)


  일본에서 들어온 ‘십팔번’에 앞서 ‘애창곡’이라는 한자말도 여러모로 쓰입니다. ‘애창곡’도 “즐겨 부르는 노래”를 뜻합니다. 그러니, 이때에도 한국말로 ‘단골 노래’를 쓰면 됩니다. 그런데, 아직 ‘단골노래’처럼 한 낱말로 한국말사전에 실리지는 않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할 만한 노릇인데, 한자로 ‘애창 + 곡’은 쉬 한 낱말로 삼지만, 한국말로 ‘단골 + 노래’는 언제쯤 한 낱말이 될 수 있을까요.


  더 생각해 보면,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와 “사랑해서 즐겨 부르는 노래”를 가리키는 낱말로 ‘사랑노래’를 쓸 수 있습니다. “즐기는 노래”라는 뜻으로 수수하게 ‘즐김노래’처럼 쓸 수 있어요. 노래를 즐겨서 부르는 모습을 가리키도록 ‘즐겨부르다’를 한 낱말로 삼아도 잘 어울립니다. ‘즐겨찾기’라는 낱말이 있으니 ‘즐겨부르다·즐겨먹다·즐겨쓰다·즐겨읽다’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어서 쓸 만해요. 4348.1.12.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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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있잖아, 그거. 바다는 어쩌구 하는 노래. 자네 단골 노래 말이야

그 노래 있잖아, 그, 바다는 어쩌구 하는 노래. 늘 부르는 노래 말이야


‘그거’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그 노래’로 손볼 수 있습니다. ‘당신(當身)’은 ‘자네’나 ‘이녁’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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