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굿 (황루시·김수남) 대원사 펴냄, 1989.5.15.
‘대원사’에서 펴낸 ‘빛깔있는 책들’ 가운데 8번이 《팔도 굿》이다. 자그마치 여덟째 책이 《팔도 굿》이다. 나는 이 책을 참 예전에 읽었으면서도 ‘빛깔있는 책들 8번’이라는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스물 몇 해가 지난 오늘 다시 들춰서 읽다가 문득 깨닫는다. 굿이란 무엇인가. 굿은 왜 하는가. 굿은 누가 하는가. 굿을 하는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는가. 나는 어릴 적에 굿잔치에 간 일이 없지만, 내 둘레에서 굿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었다. 나는 바닷마을인 인천(서울 옆에 붙은 공업도시가 아닌 바닷마을 인천)에서 자라면서 둘레에서 ‘굿’을 자주 들었다. 눈으로 보지 못했으나 귀로 흔히 들었다. 그리고 인천뿐 아니라 어느 곳을 가도 예배당이 참 많았다. 이곳저곳에서 예배당 나오라고 하는 어른들을 아주 쉽게 보았다. 굿을 하라는 어른은 드물고, 내 마음속에서 하느님을 찾으라고 하는 어른은 더욱 드물었는데, 언제나 예배당에서 손을 비비는 어른만 많았다. 그러니까, 굿은 무엇이고 삶과 종교는 무엇인가. 온 나라에 참으로 오랫동안 굿이 있던 까닭은 무엇이며, 이 굿이 하루아침에 사라져야 한 까닭은 무엇인가. 조그마한 《팔도 굿》이 모든 실마리를 풀어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조그마한 실마리를 푼다.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가슴에 담으면서 하루하루 누린 삶을 나즈막하게 보여준다. 4348.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한 줄 책읽기)
| 팔도 굿
황루시 지음 / 대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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