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씨 (최명란) 창비 펴냄, 2008.4.30.



  동시집 《수박씨》를 읽으면서 생각한다. 이 동시집은 글쓴이 말대로 아이들 목소리를 담으려고 애썼구나 싶고, 글쓴이 스스로 무척 재미있게 썼구나 싶다. 그런데, 나는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 어쩐지 허전하다. 우리 집 아이가 스스로 이 책을 우리 집 책꽂이에서 찾아내어 읽는다면 말리지 않겠으나, 내가 먼저 이 동시집을 우리 집 아이한테 줄 일은 없겠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어린 눈높이’로 ‘재미있게’ 바라보려는 마음과 눈썰미는 있지만, 왜 어린 눈높이로 가려 하는가 하는 마음결을 찾기 어렵고, 재미를 어디에서 누구와 누리려 하는가 하는 실마리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현대 도시 문명이다. 시골에는 아이들이 몇 없고, 도시에서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 곳이 없다. 흙을 만지면서 자라는 아이가 도시이든 시골이든 아주 드물며, 나무와 동무가 되는 아이는 그야말로 찾아볼 수 없다. 이 동시집을 펴낸 분이 흙을 좀 만져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흙을 만져 보아도 달라질 일이 없을는지 모르나, 참말 흙을 만지면서 아이와 놀다가 옷과 몸이 온통 흙투성이가 되는 하루를 한 해 내내 누리고 나서 동시를 쓰면 어떤 이야기가 태어날까 궁금하다. 4348.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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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씨- 최명란 동시집
최명란 지음, 김동수 그림 / 창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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