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발자취 5 (요시즈키 쿠미치) 서울문화사 펴냄, 2014.12.28.
뜻하지 않게 다른 누리에서 살아야 하는 두 사람은 만나고 싶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시간여행으로도 만나지 못하고, 겨우 만났어도 한 사람은 그저 꿈으로만 여기면서 잊어버리고 만다. 같은 지구별에서 같은 때에 있어도 너무 멀리 떨어졌다면 못 만난다고 할 테지만, 같은 지구별에서 다른 때에 있느라 서로 곁에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면, 이런 마음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이곳에는 내가 있고 네가 없는 채 삶이 흐르고, 저곳에는 내가 없고 네가 있는 채 삶이 흐른다. 그저 두 사람 자리만 바뀐 채 두 가지 누리가 있다. 두 사람은 같으면서 다른 두 가지 누리에서 저마다 어떤 삶을 일굴 수 있을까. 두 사람이 마주하는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과 얽혀서 어떤 마음이 되고 어떤 삶을 지을 수 있을까. 외롭거나 슬프기 때문에 삶을 못 짓는 사람이 있고, 외롭거나 슬프면서도 씩씩하고 다부지게 삶을 짓는 사람이 있다. 《너와 나의 발자취》 다섯째 권을 읽는다. 4348.1.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