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5.1.8. 큰아이―마실길 편지



  어제 광주마실을 할 적에 큰아이가 부라니케 편지를 써서 “아버지, 광주 갈 때 보셔요!” 하고 건넸다. 마을 어귀를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놓칠까 싶어 부랴부랴 집을 나서느라 “응, 고마워!” 하고는 책에 편지를 꽂았는데, 그만 이 책은 광주를 오가는 길에 한 쪽도 못 펼쳤다. 마실길에 챙긴 다른 책만 읽었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니 큰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벼리 편지 읽었어요?” “응? 아, 그래, 다른 책에 꽂아서 아직 못 봤구나. 어디 보자.” 잘 다녀오라는 편지에, 사름벼리가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빛종이에 담은 그림이다. 큰아이는 편지와 그림을 거의 1∼2분 사이에 재빨리 쓰고 그렸구나. 따뜻한 눈물이 흐를 만한 편지를 책상맡에 펼치고 한참 바라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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