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나무쑥갓꽃 (마가렛꽃/마거릿꽃)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큰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갔다가 깜짝 놀랄 만한 꽃무리를 만난다. 어어, 이 꽃이 왜 벌써 필까 하고 생각하면서 한참 들여다본다. 쑥갓꽃이잖아 하고 생각하면서 바라보는데, 설마 초등학교 꽃밭에 쑥갓꽃을 심을까 궁금하다. 아무리 꽃을 좋아하는 교장선생이 있다 하더라도 쑥이나 쑥갓을 심지는 않으리라 느낀다. 내가 아직 모를 뿐이기는 한데, 학교 들머리나 꽃밭을 ‘텃밭’으로 꾸민다든지, 장다리꽃이나 유채꽃이 자라도록 한다든지, 참깨꽃이나 부추꽃이 피도록 하는 학교는 못 보았다.
하얀 꽃송이를 사진으로 담아서 인터넷으로 여쭌다. 꽃을 잘 아는 어느 분이 이 꽃은 ‘나무쑥갓꽃’이라고 알려준다. 영어로는 ‘마가렛꽃(마거릿꽃)’이라 한단다. 잎사귀가 쑥갓과 비슷하다고 해서 ‘나무쑥갓’이라 한다는데, 이 아이도 먹는 풀일까 궁금하다. 다만, 초등학교에서는 먹을 뜻으로 이 아이를 심거나 가꾸지는 않을 테지만, 이 꽃이 들에서 피는 나라에서는 들나물로 삼을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자라는 쑥갓을 다른 나라에서 옮겨심으면 그곳에서는 쑥갓도 ‘꽃밭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하다.
그나저나, 볕이 좋으니, 여름에 볼 꽃을 한겨울에도 본다. 여름에 피어나는 꽃이 겨울에도 피어나면서 찬바람을 참말 씩씩하게 견딘다. 4348.1.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