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날



  큰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간다. ‘입학 유예 서류’를 쓰러 간다. 엊저녁부터 아침이 되도록 곰곰이 생각한다. 즐겁게 잘 다녀오자. 서류 한 장 쓰는 일이니 홀가분하면서 차분하게 쓰자. 비는 멎었으나 바람이 분다. 자전거를 몰고 다녀올까 하고 살피다가, 마침 읍내에서 마을을 거쳐 면소재지로 가는 버스가 아침 여덟 시 이십 분에 지나간다. 이 버스를 타야겠네. 집으로 돌아올 적에는 큰아이하고 천천히 걸으면 될 테지. 기쁘게 마실을 하자. 작은아이는 저를 안 데려간다고 서운하게 생각할 테니까, 작은아이 작은 선물도 하나 마련하자. 4348.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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