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복숭아나무



  어린나무를 어린이가 손에 쥔다. 아직 어리니 손에 쥘 만하다. 나무도 자라고 아이도 자란다. 나무는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줄기를 올릴 테고, 아이는 팔다리에 힘이 제대로 붙으면서 단단하고 야무지게 클 테지. 어린나무가 줄기와 가지를 뻗어 그늘을 짙게 드리울 무렵이면, 어린이도 제 손으로 괭이질을 할 수 있을 만하리라. 어린나무가 바람 따라 살랑살랑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를 무렵이면, 어린이도 목청을 곱게 뽑으면서 들노래를 부를 만하리라.


  아이들 곁에는 어린나무와 어른나무가 함께 있어야 한다. 어른들 곁에도 큰나무와 작은나무가 함께 있어야 한다. 어른도 아이도 숲을 누리면서 숲바람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 푸르게 물드는 마음이 되고, 푸르게 여무는 몸이 될 때에, 비로소 옹근 사람으로 살 수 있다. 4348.1.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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