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01] 사람



  한국말은 ‘사람’입니다. 영어로는 ‘human’이라 적고, 한자로는 ‘人間’이라 적습니다. 나라마다 쓰는 말이 같다면 모두 같은 말을 쓸 테지만, 나라마다 쓰는 말이 달라서 모두 다른 말을 씁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영어로 말밑이 있어 ‘human’을 즐겁게 쓰고, 한자를 쓰는 나라에서는 한자로 말뿌리가 있어 ‘人間’을 즐겁게 씁니다. 한국에서는 한국대로 말넋이 있어 ‘사람’을 즐겁게 써요. ‘사람’은 ‘살다’라는 낱말에서 나왔고, ‘살다’는 바로 오늘 이곳에서 눈을 뜨고 숨을 쉬면서 생각을 하고 마음을 기울여 사랑으로 하루를 일구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에서 살기에 사람일까요. 바로 이 땅에 발을 디디면서 삽니다. 이 땅은 거칠거나 메마른 땅이 아니라 풀과 나무로 우거지면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숲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은 들숨이면서 숲넋인 셈입니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다고 할 적에는 ‘이웃과 기대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들과 숲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바람과 흙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생각으로 꿈을 짓고, 꿈이 이 땅에 나타날 때에 비로소 사람으로서 산다는 뜻이지 싶습니다. 한국에서 살며 한국말을 슬기롭게 생각할 수 있으면 ‘사람’으로서 ‘사랑’을 나누고 짓는 하루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살갗으로 깊이 느낄 만하리라 봅니다. 4348.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