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맛 제리



  읍내 가게에서는 ‘젤리’를 팔고, 면내 가게에서는 ‘제리’를 판다. 나는 사탕도 젤리도 안 좋아하기에 하나도 안 먹는다. 언제나 곁님과 아이들만 먹는다. 오늘 아침에 큰아이가 일어나더니 “아버지 잘 주무셨어요? 벼리도 잘 잤어요.” 하고 인사를 하더니, “자요, 아버지 먹으라고 하나 남겼어요. 벼리하고 보라는 많이 먹었어요. 아버지도 먹으라고 드릴게요.” 하고 ‘레몬맛 제리’를 내민다. 어젯밤부터 되게 먹고 싶었을 텐데, 먹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참으면서 아버지한테도 ‘즐거운 맛’을 나누어 주고 싶었구나. 나는 아직 몸살 기운이 남아서 물도 밥도 안 먹으니 ‘레몬맛 제리’를 받았어도 책상맡에 올려놓는다. 곧 아침밥을 기쁘게 차려서 맛나게 먹여야겠다. 4347.12.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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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0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12-30 11:14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모두 야무지고 예뻐요.
알라딘서재에서
손수 안 하는 일을 글로 쓰는 분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밥짓기나 삶짓기는
아주 예전부터 즐겁게 하던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