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속에 사는 악어 (위기철·안미영) 사계절 펴냄, 1999.4.3.



  위기철 님이 쓴 동시를 가만히 읽는다. 위기철 님이 쓴 다른 글을 보면, 이녁은 늘 ‘생각’을 빛내려고 마음을 기울인다. 무엇보다 글에 생각이 싱그럽게 살아서 숨쉴 수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동시집 《신발 속에 사는 악어》를 읽어 보아도 여러모로 번뜩이는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이 동시집이 어린이가 읽는 동시요, 위기철 님이 어린이한테 ‘말을 살려서 이야기를 노래처럼 들려주는 맛’을 나누려 했다면, 말이 말다웁도록 더 마음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하리라 느낀다. 이를테면, 동시집 이름부터 걸리는데, “신발 속에 사는 악어”는 말이 될 수 없다. “집 속에 사는 사람”이라고 쓰지 않듯이, “신발에서 사는 악어”처럼 고쳐야 올바르다. 이밖에도 여러 동시를 읽다 보면 ‘어린이가 잘못 배워서 잘못 쓰겠구나’ 싶은 얄궂은 말마디가 곳곳에 있다. 오늘날 동시를 쓰는 어른들은 한국말을 슬기롭게 깨우치지 못한 채 쓰기 일쑤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밝혀서 이야기에 날개를 달려는 글을 쓰려 한다면, ‘어떤 말을 어떻게 다루어 쓰느냐’에 따라 이야기와 동시가 크게 달라지는 줄 알리라 본다. 말을 말답게 다루도록 마음을 기울이지 못할 적에는, 삶을 삶답게 다루도록 마음을 기울이지 못하기도 한다는 말을 위기철 님한테 들려주고 싶다. 4347.12.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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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속에 사는 악어
위기철 지음, 안미영 그림 / 사계절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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