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옛이야기로 ‘재주 있는 처녀’를 들으면서 ‘장가를 가기 만만하지 않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장가를 가기 힘든 일은 아니로구나’ 하고 느꼈다. 이것저것 갖추거나 뽐내려고 하면, 나로서는 자랑할 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는데,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손수 삶을 지을 수 있으면 사이좋게 지낼 짝꿍을 만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림책 《재주 있는 처녀》는 우리 옛이야기를 구수하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다만, “베를 세 필”이라든지 “급히 구함”처럼 잘못 쓰는 말투가 곳곳에 나온다. 옛이야기를 살릴 적에는 ‘이야기에 깃든 한국말’도 제대로 살릴 수 있어야 할 텐데, 글을 다듬은 분이 조금 더 마음을 못 쓰는구나 싶다. 옛날 옛적 어느 누가 “급히 구함”이나 “절대”나 “아래 주소” 같은 말을 쓸까. 4347.12.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재주 있는 처녀
이수진 그림, 김향금 글 / 시공주니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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