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34. 2014.12.1. 실컷 먹자



  고구마나 감자를 잘게 썰어서 볶으면 아이들이 잘 안 먹는다. 고구마나 감자를 동그랗게 썰어서 여린불로 오래도록 구우면 아이들이 잘 먹는다. 잘게 썰어서 볶으면 손이 덜 가고 일찍 밥을 짓지만, 여린불로 고구마와 감자를 굽자면 퍽 오래 걸린다. 두 아이는 고구마와 감자 익는 냄새를 맡으면서 “우와, 맛있는 냄새 난다. 그치?” 하고 웃는다. 저희한테 맛있다는 냄새가 풍기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씩씩하게 기다린다. 손과 품이 제법 들기에 자주 굽지는 못하지만 틈틈이 굽자고 생각한다. 날름날름 집어먹으면서 커다란 접시에 담은 고구마구이와 감자구이와 버섯구이를 싹싹 비우는 아이들이니 늘 넉넉히 굽지만 한 끼니에 몽땅 사라진다. 실컷 먹으면 돼. 모자라면 얼마든지 더 굽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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