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발이니



  우리 집 아이들은 안기기를 아주 좋아한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든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든 큰아버지와 이모한테든, 저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누구한테든 안기기를 아주 좋아한다. 산들보라가 아버지 앞쪽으로 서며 등으로 안긴다. “여기 누구 발이야?” 하고 물으면서 아이 발을 척척 밟는다. 산들보라가 “오잉?” 하면서 발을 빼면 다시 따라가서 발을 밟는다. 여느 때에는 참 똘망똘망 크게 자랐구나 싶다가도, 이 아이들 옷가지를 빨래할 적이나 씻길 적에 보면 얼마나 자그마한 아이인가 하고 새롭게 느낀다. 오늘 나는 네 발을 척척 밟을 수 있지만, 머잖아 네가 내 발을 척척 밟을 수 있을 테지. 오늘은 내가 너를 업거나 안으며 다니지만, 머잖아 네가 나를 업거나 안으면서 나들이를 다녀 주렴. 4347.12.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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