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첫 모과차를 마시다
올가을에 처음으로 우리 집 모과알을 거두었다. 지난해에도 모과알은 맺었을 텐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집 모과알을 누군가 몰래 훑어서 가져갔다. 올해에는 우리 집 모과알을 다른 집한테 빼앗기지 않는다. 굵다란 모과알을 석석 썰고 송송 다시 썰어서 모과차를 담가 보기로 했다. 우리 집에서 담다가 병이 모자라서 할머니 두 분한테 모과알을 드리기도 했는데, 첫 모과차를 마시는데 냄새와 맛이 그윽하니 상큼하다. 다른 어느 모과차보다 ‘우리 집 모과차’가 가장 맛있구나. 이듬해에도 우리 집 모과알을 알뜰히 거두어서 신나게 모과차를 담가 보아야지. 두 아이는 커다란 유리잔에 모과차를 담아서 천천히 나누어 마신다. 4347.12.1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