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빌면서 그리는 그림을 다루는 그림책을 읽는다. 아무렴, 그림이란 여느 그림이 아니다. 그림 가운데 여느 그림이란 없다. 왜 그럴까? 이 실타래를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이 실타래를 모르는 사람은 다 모른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우리는 누구나 “꿈을 그린다”고 한다. 꿈을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꿈을 이루는 길을 걷는다.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 스스로 살아가고 싶은 길을 꿈으로 그릴 때에 비로소 붓을 들어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 꿈이 없는 사람은 그림을 못 그린다. 꿈이 있는 사람은 늘 그림을 그린다. 《소원을 말해 봐》라는 그림책이 ‘소원’이 아닌 ‘꿈’이라는 낱말을 쓰고, “말해 봐” 같은 말마디가 아니라 “그려 봐”라는 말마디를 썼다면, 그러니까, “꿈을 그려 봐” 하고 이야기 실타래를 열려고 했다면, 이 그림책에 담은 글이나 그림은 훨씬 깊고 너를 만했으리라 느낀다. 아무튼, 그림이 이쁘장한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4347.12.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